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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해준의 스포츠 멘탈코칭] 장사 허선행(上) … 위닝 멘탈리티에 대하여

한국멘탈코칭센터 대외협력팀 2019.12.22 16:38 조회 3314
[소해준의 스포츠 멘탈코칭] 장사 허선행(上) … 위닝 멘탈리티에 대하여

[스포츠Q(큐) 소해준 칼럼니스트] 선수들에게 꼭 필요하지만 국내에선 아직 생소한 ‘스포츠 멘탈코칭’ 전문가 소해준입니다. 저는 프로선수들부터 유소년까지 다양한 종목의 다양한 선수들을 만나며 그들의 멘탈 및 심리적 성장을 돕는 일을 합니다. 본 칼럼의 내용은 제가 선수들에게 직접 들은 답변만을 싣고 있습니다. 오늘도 대한민국 선수들의 멘탈 강화를 응원합니다! [편집자 주]

운동선수라면 누구나 ‘승리하고 싶다’는 강한 열망을 품기 마련이다. 하지만 냉혹한 스포츠 세계에서 승리를 원한다고 아무나 갖는 것은 아니다. 개인종목의 경우 오직 한명만이 승자가 되고, 단체 종목의 경우 한 팀만이 우승의 기쁨을 맛보는 등 승패는 극명하게 갈린다.

허선행 / 사진=허선행 제공
허선행 / 사진=허선행 제공

최종 승자가 되는 마지막 과정에선 엄청난 실력 차이가 성패를 좌우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 간발의 차로 승부가 결정되고 하는데 그 중 ‘이기는 정신력이 있는가’ 여부는 중요한 요소다. 그것은 다름 아닌 ‘위닝 멘탈리티’(Winning Mentality)다.

패자는 늘 불평불만이 많기 일쑤다. 상대 선수가 가진, 나보다 나은 점들을 보며 자신의 패배를 합리화하기도 하고 패배를 잊기 위해 음주나 게임을 선택하며 회피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몇 번 겪다보면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승자는 다르다. 위닝 멘탈리티를 장착하고 지속적으로 승리를 위한 습관을 들인다. 이러한 위닝 멘탈리티는 너무나 강력한 것이어서 단순히 이기고 싶은 소망에 그치지 않는다. 매일 아침을 설렘으로 일어나게 하고 힘든 훈련을 즐겁게 변모시키며 몰입 효과를 낸다. 그리고 허무맹랑한 목표가 아닌 구체적이면서도 간절한 목적을 설정하게 한다.

위닝 멘탈리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다. 이 믿음은 자기신뢰, 자긍심, 자존감, 자신감 모두를 포함한다. 운동선수에게 꼭 필요한 정신이라 할 수 있는 위닝 멘탈리티는 아무나 지닐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기에 승자가 아무나 될 수 있는 것 또한 아니다.

위닝 멘탈리티를 지니려면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목적의식), 매 순간 현재에 집중하며(몰입), 간절해야 한다(간절함). 또한 성장을 위한 변화를 두려워해서는 안 되고(마인드셋), 온 신경을 자신의 최고 수행을 꿈꾸며(최상화), 이에 부합되는 자기관리가 필요하다(꾸준함).

위닝 멘탈리티를 갖고 우승하는 선수는 타인과 경쟁하지 않는다. 실제로 필자가 많은 선수들을 만나면서도 느낀 부분이다. 패배에 익숙한 선수는 환경이나 남 탓을 주로 한다. 하지만 위닝 멘탈리티를 지닌 선수는 자신에게 집중하고 자신에 대한 탐구를 지속한다.

이러한 위닝 멘탈리티의 표본을 꼽으라면 여럿 떠오르는 데 그 중 하나를 소개하면 바로 씨름선수 허선행(양평군청)이다. 허선행은 2019년 천하장사 씨름 대축제에서 만 20세에 태백장사가 되며 2000년대 이후 최연소 장사로 등극했다.

“제가 고3때 전관왕을 했어요. 그때도 원래부터 전관왕을 목표로 하고 임했죠. 그런데 제가 그때 첫 대회에 나가기 전에 발목이 부러졌어요. 연습하다가요. 그나마 운이 좋게 뼈만 부러져서 한두 달 쉬고 경기에 나가게 되었어요.”

허선행 장사의 말을 들어보면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다쳐서 쉬고 대회에 나간 건데 그때부터 일등을 계속 했어요. 어떻게 그럴 수 있었냐고요? 병원에 있으면서 매일 씨름 동영상보고 경기 생각만 했거든요. 그러고 나서 퇴원하고 씨름을 하니 오히려 잘되었어요. 매일 씨름만 하다가 약 두 달이란 시간동안 쉰 건데…. 사실 저는 쉬는 동안 그냥 논게 아니에요. 그 시간동안 매일 씨름 영상을 보며 동작을 떠올리고 안 되는 부분을 생각하고, 또 고칠 부분을 다시 생각하고 적용할 것들은 머릿속에 그렸죠. 그러고 경기장에 들어가니 오히려 좋았어요. 다친 게 약이 되었다고나 할까요?”

스포츠심리학엔 재활심리라는 것이 있을 만큼 많은 선수들이 부상당하면 심리적으로 위축된다. 좌절하기도 하고 우울해지기도 하며 심한 경우 자포자기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렇게 선수들에게 재활이란 어찌 보면 끔찍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허선행 장사는 부상당한 순간마저도 어떻게 알아서 이미지트레이닝을 하고 승리를 위해 노력한 것일까?

혹시 이미지트레이닝 방법을 원래부터 알고 있었냐고 묻자 그것은 아니었다.

“누가 알려준 방법은 아니지만 그냥 그렇게 했어요. 씨름이 너무 좋으니 그렇게 되더라고요. 저는 온통 머릿속에 씨름생각 뿐이에요. 100% 씨름에만 제 에너지와 신경을 쏟고 싶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전에 축구하며 놀다 다친 적이 있어요. 그때 제가 느낀 것이 ‘나는 씨름선수이고 씨름만을 하고 싶고 씨름만을 하는 사람인데 다른 걸 하다 다치면 씨름을 못하게 되니 나만 손해’라는 거예요. 그 뒤로 씨름 외에 다른 것은 솔직히 거의 안하는 거 같아요.”

만 20세 장사의 ‘선택과 집중’의 삶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예전엔 이것저것 많이 했는데, 지금은 씨름-헬스-씨름-헬스의 반복이에요. 오직 씨름을 위해 몰입하는 것이죠. 그리고 무엇보다 대회에 나가서 지는 게 싫었어요. 그래서 발목은 바로 못써도 병원에서 계속 아령을 들었어요. 누가 저한테 아령을 들라고 시킨 것도 아닌데 어느 순간 제가 그러고 있더라고요.”

허선행 장사의 말 속에는 위닝 멘탈리티가 고스란히 녹아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목적의식부터 몰입과 간절함, 마인드셋 그리고 최고 수행을 꿈꾸며 꾸준한 노력까지 뭐 하나 빠진 것이 없다. 여기에 배운 적도 없는 이미지 트레이닝 기법까지 이미 터득하여 적용하고 효과를 보고 있던 것이다. 이렇게 노력하니 전관왕은 물론이고 장사까지 될 수 있던 게 아닐까 싶다.

허선행 장사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 ‘일등도 해본 놈이 한다’는 것이라고 한다. 장사가 되기 전에는 만년 3등만 하다가 장사가 돼 보니 장사의 승부를 가리는 것이 무엇인지 몸소 깨달은 것이다. 위닝 멘탈리티를 갖춘 허선행 장사의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소해준

- 스포츠Q(큐) 칼럼니스트

- 한국멘탈코칭센터 대표 멘탈코치

- 2019 K리그 전남드래곤즈 멘탈코치

- 중앙대학교 스포츠운동 심리 및 상담 박사과정